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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이재명, 불법 절차로 기소됐다면 검찰이 판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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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수장이 물러나는 순간까지 이재명을 감싸는 발언을 남겼다. 이재명은 지난 24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사직서를 재가했다. 공식 사유는 건강 악화와 형사소송법 개정 등 검찰개혁 관련 입법 마무리였다. 그런데 26일 이임식에서 취재진과 만난 정성호는 사퇴가 이재명 관련 재판의 공소취소 부담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뒤이어 던진 한마디로 오히려 그 의혹에 불을 지폈다. 불법 절차로 기소됐다면 그건 검찰이 판단할 문제라는 발언이었다. 표면적으로는 거리두기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이재명을 향한 기소 자체가 위법할 수 있다는 전제를 법무부 장관의 입으로 공식화한 순간이었다.

정성호의 마지막 메시지, 공소취소 논란의 실체

정성호는 평범한 인사가 아니다. 검사 출신으로 4선 국회의원을 지낸 뒤 제71대 법무부 장관에 올랐다. 검찰청법에 따라 법무부 장관은 검찰 사무 전반을 지휘·감독하되,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할 수 있는 자리다. 이 조항은 애초에 법무부 장관 개인이 특정 사건 수사팀을 직접 흔들지 못하도록 만든 안전장치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최소한의 절연 장치를 쥐고 있던 당사자가, 물러나는 마당에 사건의 성격 자체를 규정하는 발언을 던졌다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그의 퇴진은 건강과 입법 성과라는 명분 아래 10월 공소청 출범을 코앞에 두고 이뤄졌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미 이재명 관련 형사사건의 공소취소 부담을 떠안기 어려워 물러났다는 관측이 돌았다. 정성호는 이임식에서 이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공소취소 부담으로 사의를 표명했다는 건 사실무근”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곧이어 “법무부 장관이 공소취소하고 이런 문제가 아니라 적법하지 않은 불법적 절차로 기소됐으면 이는 검찰이 판단해야 할 문제”라는 말을 덧붙였다. 자신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며 발을 빼는 듯한 화법이었지만, 정작 그 안에는 이재명에 대한 기소가 불법 절차였을 가능성이라는 전제가 이미 깔려 있었다. 후임 인선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법무부는 이진수 차관 대행체제로 운영된다. 검찰 조직 개편과 인적 공백이 겹치는 바로 이 시점에, 법무부 최고 책임자의 입에서 이런 발언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예사롭지 않다.

겉으론 거리두기, 속으론 공소취소 명분 쌓기

정성호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는 그 구조에 있다. 겉으로는 “검찰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며 자신의 손을 떠난 사안처럼 말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대한민국 법무행정 최고 책임자의 공식 발언으로 “불법 기소” 가능성을 세상에 던져놓은 셈이다. 검찰 실무진이나 후임 법무부 장관 입장에서는 이 발언을 사실상 정치적 가이드라인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발언이 나온 시점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진수 차관 대행체제라는 지휘 공백기, 그리고 10월 공소청 개청으로 검찰 조직 자체가 재편되는 과도기가 겹친다. 지휘 체계가 흔들리는 바로 그 틈에 “불법 기소”라는 프레임을 미리 심어두면, 이후 누가 그 결정을 내리든 정성호가 깔아놓은 명분 위에서 움직이게 된다. 겉으로는 검찰의 독립적 판단을 존중하는 것처럼 말하면서, 실제로는 그 판단이 향할 방향을 미리 정해준 것이나 다름없다. 미국식 법치주의 전통에서는 법무부 장관이 백악관이나 여당의 이해관계에 유리하게 사건을 언급하는 순간, 그 자체가 곧바로 정치적 스캔들로 번진다. 법무부의 독립성은 특정 정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아야 할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런 기준에 비춰보면, 물러나는 장관이 대통령 본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사건의 성격을 규정하고 떠나는 이번 장면은 결코 가볍게 지나칠 일이 아니다.

국민의힘이 지금 짚어야 할 것

국민의힘은 이 발언을 성명 한 줄로 넘겨선 안 된다. 첫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해 정성호를 상대로 이 발언의 정확한 배경과 대통령실 또는 검찰 지도부와의 사전 교감 여부를 공식적으로 캐물어야 한다. 둘째, 후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이재명 관련 기소의 공소취소 여부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도록 못박아, “검찰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는 식의 회피성 답변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셋째, 법무부 장관의 개별 사건 지휘권을 더 엄격히 제한하는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 이 지휘권은 실제로 행사되지 않더라도 존재 자체만으로 검찰의 독립성에 그림자를 드리운다는 사실이 이번 사태로 다시 확인됐다. 넷째, 편향된 주류 언론이 이 발언을 “건강상 이유로 물러난 장관의 소회” 정도로 축소 보도하려는 흐름에도 단호히 맞서야 한다. 법무부 최고 책임자가 대통령 본인 사건의 성격을 규정하고 떠난 사안을 단순 미담으로 포장하게 놔둬서는 안 된다. 법무부는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관리하는 기관이 아니라 법치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여야 한다.

이번 사태가 보여주는 것은 발언 하나의 논란이 아니라 하나의 패턴이다. 법무행정 최고 책임자가 물러나면서 대통령에 대한 기소가 불법일 수 있다는 전제를 심어놓고 떠나는 정권. 검찰의 독립성은 이제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켜내야 하는 것이 됐다.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에 맞춰 법치의 원칙을 구부리려는 정권을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대통령이라도 법 위에 설 수 없다는 원칙을 되살리는 길은, 결국 정권교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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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Peter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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