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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로 ‘실거주 확인’…”부동산 핑계로 국민 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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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가 전 국민의 주민등록지와 실제 거주지가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 위치 정보(GPS)를 활용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달 20일부터 ‘2026년 주민등록 사실 조사’를 진행하며, 내비게이션 업체 티맵모빌리티와 협력해 GPS 정확도를 한층 정교하게 개선했다. 행안부는 “그동안 GPS가 아파트 정문을 현재 위치로 인식하는 등 오류가 잦아 시스템을 개선한 것”이라며 “관련 오류가 지난해보다 32퍼센트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세제개편 직후 정교해진 위치추적, 우연일까

GPS 정확도 개선이 하필 정부의 2026년 세제 개편안 발표 직후에 이뤄졌다는 사실이 국민들의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이번 세제 개편을 통해 보유 주택에 실제로 거주하지 않는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실거주 여부가 곧 세금 액수를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된 시점에, 정부가 국민 개개인의 실시간 위치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금을 걷기 위해 국민을 감시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24 앱을 통한 비대면 조사는 2022년 맞벌이·1인 가구 증가로 방문 조사가 어려워지며 도입된 제도지만, 지난해 조사 대상자 4명 중 1명꼴인 1275만명이 이 방식을 이용했을 만큼 이미 광범위하게 국민 생활에 파고들어 있다.

행안부는 이번 GPS 정확도 개선이 단순히 기술적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해명하지만, 정책 도입의 ‘타이밍’이 갖는 정치적 함의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실거주 여부를 정확히 가려내는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그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행정 영역도 함께 넓어진다. 처음에는 단순 통계 목적이었던 조사가 시간이 지나며 과세 증빙 자료로 전용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가 아무리 선의로 시작한 제도라 해도, 일단 구축된 정밀 위치추적 인프라는 이후 어떤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오호담당제가 떠오른다”는 섬뜩한 비판

이번 조사를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북한의 오호담당제나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등장하는 감시 체계가 연상된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다섯 가구를 하나로 묶어 서로를 감시하게 했던 북한의 오호담당제와, 국가가 국민 개개인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시스템 사이의 유비가 과도해 보일 수도 있지만, 정부에 대한 신뢰가 낮아진 상황에서는 이런 비판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진다. 여기에 더해 국토교통부는 내년부터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 가운데 거주 의무 개시 시점이 유예된 주택에 대해 조사관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는 실태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거주 의무 기간을 지키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비대면 위치추적에 이어 물리적 현장 방문까지, 국민의 거주 실태를 이중 삼중으로 확인하는 체계가 갖춰지고 있는 셈이다.

한 가지 정책만 놓고 보면 세금 탈루 방지나 실거주 의무 준수라는 명분이 그럴듯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위치정보 기반 비대면 조사, 세제개편에 따른 과세 강화, 현장 방문 조사, 형사처벌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을 한데 놓고 보면, 국민 개개인의 주거 실태를 국가가 촘촘히 들여다보는 감시망이 단계적으로 완성돼 가는 모습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정책 하나하나의 취지가 아무리 정당해도, 그것들이 합쳐졌을 때 만들어내는 전체 그림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과세 편의가 사생활 침해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세금 탈루를 막고 실거주 의무를 지키게 하려는 정책 목표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이 국민 개개인의 실시간 위치 정보를 정교하게 추적하는 방식이어야 하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국가가 과세 편의를 이유로 국민 사생활의 영역을 얼마나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법적 통제 장치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 이재명 정권이 세수 확보에 골몰하는 사이, 정작 국민의 기본권과 사생활 보호라는 헌법적 가치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봐야 한다. 효율적인 행정과 국민 감시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 그 피해는 고스란히 평범한 국민 개개인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정부는 잊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이번 GPS 정확도 개선의 목적과 향후 데이터 활용 범위를 국민 앞에 명확히 공개하고, 과세 목적으로의 전용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차단할 안전장치부터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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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Peter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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