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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무인장비군, 세계 최초 로봇·드론 열병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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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지난 8월24일 독립 35주년을 맞아 세계가 한번도 보지 못한 열병식을 선보였다. 병사의 행진도, 전차의 굉음도 없었다. 대신 수도 키이우 흐레샤티크 거리를 가득 채운 것은 무인 지상차량과 정찰드론, 요격드론이었다.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나라를 지키는 시대가 실전으로 증명된 순간이다. 러시아의 침공 3년 반 만에 우크라이나는 병력과 물자의 절대적 열세를 기술로 뒤집었고, 그 결과물을 세계 앞에 공개했다. 자유를 지키겠다는 절박함이 만들어낸 이 무인 전력의 등장은 단순한 군사 퍼레이드가 아니라 21세기 전쟁의 문법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보여주는 선언이었다.

세계 최초 무인장비군, 실전이 증명한 미래전

현지시각 8월24일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공개된 것은 육해공을 아우르는 무인 전력 전체였다. 흐레샤티크 거리에는 다양한 화기를 장착한 무인 지상차량 수십대가 행진했고, 드니프로강에는 마구라와 시베이비로 불리는 무인 해상정 9척이 물살을 갈랐다. 상공에는 정찰과 타격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기와 함께, 러시아의 자폭드론을 요격하기 위해 개발된 요격드론까지 동원됐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2024년 육해공군과 동등한 지위의 독립 군종으로 무인장비군을 창설한 세계 최초의 국가다. 이들 로봇과 드론은 열병식용 전시품이 아니다. 실전에서 정찰과 지뢰 제거, 탄약 운반, 부상병 후송, 심지어 포로 압송까지 도맡고 있다. 길이 7.6미터에 770킬로그램 이상을 싣고 560킬로미터 이상을 항해하는 마구라 무인정은 흑해에서 러시아 함대를 잇달아 격침시키며 실전 가치를 이미 증명했다. 미국의 방산업체가 이 마구라 보트를 오리건과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연간 수백에서 수천대 규모로 양산하기로 우크라이나 업체와 손잡았다는 사실도 예사롭지 않다. 자유진영이 우크라이나의 기술을 자국 안보 자산으로 흡수하기 시작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2022년 침공 초기만 해도 우크라이나의 드론 전력은 소규모 취미용 기체를 개조한 수준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4년 만에 국가 군종으로 승격시킨 이 속도 자체가 절박함이 만들어낸 혁신의 증거다.

침묵하는 러시아, 커지는 권위주의 축의 위기감

크렘린은 이번 열병식에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침묵이 곧 여유를 뜻하지는 않는다. 러시아 역시 전쟁 내내 자폭드론 생산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려왔고, 최근에는 이란산 샤헤드 드론을 자국산으로 개량해 대량 투입하는 전략으로 맞서왔다. 문제는 속도다. 우크라이나가 국가 차원의 독립 군종을 만들어 무인전력화를 제도화하는 동안, 러시아는 여전히 재래식 병력 소모전에 의존하는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겉으로는 서방의 무기 지원을 전쟁을 연장시키는 개입이라 비난하면서도, 속으로는 이란과 북한에서 포탄과 병력까지 끌어와야 하는 처지다.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으로 이어지는 권위주의 축이 기술 격차 앞에서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는 이미 여러 전선에서 감지된다.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기술력과 혁신 속도를 권위주의 체제의 물량 동원력이 더 이상 따라잡지 못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방증이다.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과 포탄을 대주며 대가로 첨단 군사기술을 받아가는 정황이 거듭 포착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권위주의 축은 서로의 부족한 조각을 채워가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대한민국이 배워야 할 자주국방의 교훈

박정희 대통령이 1970년대 자주국방 노선을 밀어붙이며 방위산업 기반을 구축했던 이유는 단 하나, 우방의 지원에만 안보를 맡길 수 없다는 절박함이었다. 우크라이나가 지금 보여주는 무인전력화도 같은 절박함에서 나왔다. 한국은 이미 세계적 수준의 방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등이 지상 무인체계와 정찰드론 분야에서 경쟁력을 쌓아왔고, 우크라이나 전장은 실전 데이터를 확보할 기회이자 수출 시장이기도 하다. K방산이 폴란드에 전차와 자주포를 수출하며 유럽 안보 지형에 이름을 새긴 것처럼, 무인체계 역시 다음 수출 주력 산업으로 키울 여건은 충분하다. 그런데 지금 이재명 정권 아래서 국방예산 편성과 대북 정책의 우선순위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그대로인데, 남북 유화 제스처에 안보 역량 강화가 뒷전으로 밀리는 흐름이 반복된다면 우크라이나가 피로 증명한 교훈을 정작 우리만 외면하는 꼴이 된다. 한미동맹을 기술 협력의 축으로 확장하고, 무인장비 국산화와 수출을 국가 전략 과제로 격상시키는 결단이 지금 필요하다.

우크라이나의 무인 열병식은 전쟁의 형태가 바뀌었다는 선언이자, 절박함이 기술을 낳고 기술이 생존을 지킨다는 증명이다. 자유를 지키려는 나라는 스스로 강해질 방법을 찾아낸다. 대한민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 자주국방의 실질적 역량을 키우는 일, 그것이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안보 상식이다. 정권교체 없이는 이 절박함조차 국가 전략으로 뿌리내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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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Peter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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