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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체국, 우편투표 신원확인 최종 규정 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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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체국이 지난 21일 우편투표 전량에 신원확인 절차를 의무화하는 95쪽 분량의 최종 규정을 발효시켰다. 각 주 선거당국이 유권자 이름과 주소를 고유 바코드에 담아 연방 우편투표 포털에 입력하지 않으면, 우체국은 해당 우편투표 뭉치 자체를 접수하지 않는 구조다.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서명한 선거 무결성 행정명령 3조를 실행에 옮긴 조치다. 그런데 이 규정이 발효되자마자 연방법원의 기존 금지명령을 정면으로 건드렸다는 논란이 터졌고, 사흘 뒤 연방대법원까지 개입하는 이례적인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바코드 하나로 완성되는 우편투표 검증망

미국 대통령이 올해 3월 서명한 행정명령은 각 주가 중간선거 60일 전까지 시민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유권자 명단을 우체국에 제출해야, 그 주의 유권자들이 우편투표나 부재자투표 용지를 받을 수 있도록 못박았다. 이번에 발효된 95쪽 규정은 이 행정명령 3조를 실무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각 주는 유권자 이름과 주소를 고유 바코드에 연동해 연방 우편투표 포털에 입력해야 하고, 우체국 직원은 이 절차를 거치지 않은 우편투표를 아예 우편 시스템에 접수하지 않는다. 생년월일이나 사회보장번호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는 포털에 올리지 않도록 설계해 유권자 프라이버시 논란을 최소화했고, 우체국 스스로 유권자 자격을 심사하거나 명단에 없는 유권자의 투표용지 발송을 임의로 거부하지도 않는다. 자격 심사가 아니라 발송 경로를 투명하게 추적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이 규정은 법원의 금지명령이 풀리는 즉시 오는 11월 중간선거부터 적용하겠다고 명시해, 시행 시점을 둘러싼 긴장감을 스스로 끌어올렸다. 집권 2기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 통제·불법이민 단속과 함께 선거 무결성을 3대 국정 기조 중 하나로 못박아 온 흐름 속에서 나온 조치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소송으로 시간을 버는 반대 진영의 속내

문제는 이 “즉시 시행” 조항이었다. 초당파 투표권 단체 연합은 지난 8월 11일 연방판사 인디라 탈와니로부터 이 행정명령 집행을 전국적으로 막는 금지명령을 이미 받아둔 상태였다. 그런데 우체국이 열흘 뒤 규정을 발효시키면서 금지명령이 풀리는 즉시 시행하겠다고 못박자, 이 단체들은 규정 발효 자체가 기존 금지명령을 위반한 것이라며 긴급 이의신청을 냈고 담당 판사는 행정부의 명령 위반 소지를 실제로 질책했다. 검증 강화가 유권자에게 불리하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도 반대 진영은 행정 부담과 프라이버시 우려를 앞세워 소송전으로 시행 자체를 지연시키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겉으로는 유권자 보호를 말한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익명성 뒤에 숨어 있던 우편투표 관리의 허점이 드러나는 것 자체를 막으려는 몸부림에 가깝다. 이 힘겨루기는 8월 24일 연방대법원이 탈와니 판사의 금지명령 중 일부를 해제하면서 미국 대통령에게 일단 부분적인 승리를 안겼다. 다만 다른 하위 법원의 금지명령은 여전히 남아 있어, 11월 중간선거 전면 시행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연방대법원이 하급심의 전국 단위 금지명령을 부분적으로나마 제동을 걸었다는 사실 자체가, 검증 강화를 무조건 막아서는 논리에 사법부조차 선을 긋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선관위가 지금 당장 베껴야 할 최소한의 장치

이 공방을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눈이 가는 곳은 대한민국 선거관리위원회다. 미국은 우편투표 한 장 한 장에 바코드를 달아 발송 경로를 추적하겠다는데, 한국은 정작 우편이나 거소투표의 신원확인 절차가 이보다 촘촘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최근 6월 지방선거를 둘러싸고 특정 지역구에서 투표지 수와 득표수가 맞지 않는 유령 투표소 의혹이 무더기로 제기된 사례가 있었다. 이런 의혹들이 아직 법적으로 확정된 사실은 아니지만, 검증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선관위가 성실히 응답하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의혹은 특검과 정밀 검증을 통해 가려야 할 대상이지 기정사실로 단정할 사안은 아니다. 다만 미국처럼 검증 절차 자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강화하려는 최소한의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면, 그 자체가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갉아먹는 길이라는 점은 분명히 짚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선거제도의 정당성은 결과가 아니라 절차의 투명성에서 나온다는 원칙은 이승만 정부 수립 이래 대한민국이 지켜온 가치이기도 하다.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자유선거를 통한 정통성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 원칙이, 정작 지금은 검증 요구 자체를 정쟁으로 몰아가는 일부 정치권과 선관위 앞에서 흔들리고 있다면 부끄러운 일이다.

미국 우체국의 우편투표 신원확인 규정과 이를 둘러싼 법정 공방은 선거 검증이 진영을 떠나 당연히 강화돼야 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검증을 두려워하는 쪽이 오히려 소송으로 시간을 버는 쪽이라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한민국 선관위 역시 유령 투표소 의혹 같은 논란이 나올 때마다 회피가 아니라 투명한 검증으로 답해야 한다. 선거 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야말로 정권교체를 앞당기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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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Peter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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